탄원서 예시 만약에 가족 중 누군가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해냥이가 오늘은 새 해를 맞이하여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어요. 바로 그것은 '가족 중 누군가가 공무집행방해죄 혐의로 처벌위기에 놓여있는 경우라면, 가족구성원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상상이었는데요. 가장 먼저 탄원서가 떠오르더라구요. (아버지께는 죄송하게 됐지만.. 피의자는 아버지로 설정!)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본 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혐의 성립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이에요.


사실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회사 업무와도 큰 연결고리가 있는데요. 저는 현재 법률서비스 글 작성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여러 법률주제를 가지고 글을 작성하곤 하는데, 예전에 탄원(사정을 하소연하여 도와주기를 간절히 바람)을 하는 내용의 문서를 주제로 글을 작성했을 때 나중에 이 글을 소재로 한 번 포스팅을 써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히히 그럼 거두절미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볼까요?

 

 

<탄원서 예시>

저는 피의자 해OO의 장녀 해냥이라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한 음식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다툼을 벌이던 중 출동한 경찰관의 진압에 응하지 않고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해당 혐의로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쉽사리 믿지 못하였습니다. 아니 어쩌면 믿기 싫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술을 드시고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있긴 했어도 이번처럼 큰 문제를 일으킨적은 없으셨는데, 드디어 터질 것이 터져버리고 말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 해부터 못난 아버지 때문에 탄원서를 써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불행하게 다가오지만 자식과 부모는 천륜이기에 인연을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버지를 위해 자식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저지르신 문제행동이 쉽사리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라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잘못만 놓고 봤을 때 검찰측의 1년 구형은 지극히 마땅하다고 생각되지만 남은 가족들 특히 아버지와 같이 생계를 꾸려가시는 어머니께는 너무 가혹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아버지는 고집이 세고 완고한 성격이시다보니 가끔 주변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불협화음을 일으키곤 하십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정이 많고 마음이 여리신 분입니다. 저와 제 동생들에게도 한없이 따뜻한 사랑을 많이 베풀어주신 분이시기에 아버지의 안타까운 현재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 생각이지만 아버지께서는 믿었던 형제들에게 큰 돈을 빌려줬다가 떼이신 이후로 형제와 연락을 끊고 살며 가슴 속 응어리가 많아지신 거 같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저희 가족들이 더욱 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여 자식으로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아버지는 사건 이후 피해자 경찰관분께 진심어린 사과를 하시고 현재 반성을 거듭하시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금주를 실천하고 계십니다. 그동안 아버지에게 있어서 술은 내면에 억압된 불안, 분노 해소를 표출하는 잘못된 창구였던 거 같습니다. 선처를 해주신다면 아버지께서 감정의 고통을 건강하게 표출하는 법을 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법 없이도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어머니, 저희 자식들이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겠습니다.

 

아버지 또한 다시는 이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자 강한 의지를 드러내 보이고 계시기에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부디 남은 가족들의 간곡한 마음을 헤아려주시길 읍소드립니다.

 

여기까지 탄원서 예시였구요. 어떻게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제가 만약에충이라 가끔씩 이렇게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걸 좋아해요.

위 문서 작성 시 가장 중요한 핵심사항은 진솔한 자세로 객관적인 사실만을 토대로 글을 써내려가야 한다는 점이에요. 더불어 피의자 반성의 모습, 재범 방지에 대한 확신이 전달되어야 호소력있는 문서가 완성될 수 있어요. 이 점을 유념하셔서 완성도 높은 글을 작성하시길 바랄게요.

 
참고로 위 내용 중 제가 장녀라는 것과 아버지가 형제들에게 돈을 떼이고 그들과 절연한 채 지내고 계신다는 부분은 진짜예요. 저희 아버지께서 이 글을 보시면 정말 어이없어 하시겠지만 아마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제가 이런 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실 거예요.

새 해 첫 포스팅치고 좀 어둡고 무거운 내용이었죠?

분위기 전환을 위해 상큼한 과일 사진을 넣어봤어요. 파인애플, 석류처럼 달달하고 영롱한 2021년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