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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끄적

글쓰기 책 추천 : 창작의 화수분이 되어줄 글쓰기 좋은 질문 642

by 3분뷰티랩 202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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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냥이는 글 작성을 좋아해요. 글짓기는 저의 무료한 일상에 작은 활력을 불러일으켜 주거든요. 하지만 항상 제 생각의 틀 내에서만 글짓기 주제를 정하니까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글쓰기 좋은 질문 642이란 책을 구입하게 되었어요.

사실 이 도서는 몇년 전에 구입을 한 골동품같은 book이에요. 이제서야 저와 연이 닿게 되었더랬죠. 제 손길이 오랜 시간 동안 닿지 않았다보니 book에 먼지가 많이 쌓였더라구요. 켁켁켁 (뭐 거의 고대 서적 발굴 현장 느낌)

무튼 여러분들께 글쓰기 책 추천을 하고 싶어요.

 

 

이 도서는 영화감독, 소설가, 작가, 저널리스트, 시인, 비평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공동 작업하여 글감 642개를 묶은 book이에요.

방금 전에 말씀드린대로 600여개의 퀘스천으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을 때처럼 반드시 1쪽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지 않아도 돼요. 스토리 전개가 아니니까요. 그냥 마음이 이끄는 대로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흥미를 끄는 질문 하나를 골라잡으시면 되는데 퀘스천에 답하는 방법도 정해진 형식이 따로 없어요.

자기만의 암호를 써넣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짧은 단어 또는 긴 이야기 등으로 자유롭게 답을 하시면 돼요.

 

 

 

이 book은 내 안에 꽁꽁 숨어 있거나 멈춰 있던 창조적 이야기를 꺼내는 창작 일지로 생각하셔도 좋고, 아이디어 노트나 연습장 또는 낙서장으로 프리하게 활용할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창작자를 꿈꾸고 계신 분이나 스토리텔링을 원하지만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머리털을 쥐어뜯고 계신 분들께 이 글쓰기 책 추천을 하고 싶어요. 분명 이 book이 그러한 분들께 창작의 화수분이 되어줄거예요.


 

 

 

제가 펼친 페이지에는 보시는 것처럼 다음과 같은 퀘스천들이 적혀 있었어요.

 

12 한 여인이 채용된 지 일주일 만에 해고당하는 장면을 글로 써보라. 참고로 지금 이 여자를 해고하려는 사람은 일주일 전만 해도 그녀의 채용에 아주 적극적이었다.

 

나의 답 : 다른 건 다 모르겠고 제가 그 여자라면 "이 무슨 엿장수같은 경우야"라고 말하면서 쿨하게 짐을 챙겨 나올 것입니다.

 

13 언젠가 증손자에게 물려줄 작은 물건 하나를 고르고 왜 그걸 골랐는지 아이에게 설명하는 편지를 써라.

 

나의 답 : 저는 나중에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지 않을 거기 때문에 13번 질문은 과감하게 패스하겠습니다.

 

14 당신이 마치 책 속의 인물인 것처럼 자신의 외모와 성격을 3인칭 시점으로 묘사하라.

 

(14번 퀘스천을 마주한 순간 제 안에 잠자고 있던 수다쟁이가 깨어난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번엔 제대로 답을 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 해당 book을 글쓰기 책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흥미롭고 다양한 질문이 가득해서! 왜 우리는 평소에 글자 읽을 일은 많아도 쓸 기회는 별로 없잖아요~ 가지각색의 퀘스천에 답하면서 글을 많이 써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내가 마치 책 속 등장인물인 것처럼 나 자신의 외모와 성격을 3인칭 시점으로 서술하라는건데 왠지 흑역사 글을 생성할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제 식대로 질문에 변화를 줘봤어요.

>>>
'당신이 평소 알고 지내던 동성친구에 대해 그/그녀가 마치 소설 속의 인물인 것처럼 그녀/그의 성격을 묘사하라' 

 


: 나와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낸 A씨, 그녀는 관심받길 좋아하고 곁에 남자가 없으면 외로움을 많이 타는 강아지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녀는 만나는 남자가 없을 때면 나에게 연락을 하곤 했는데 남친이나 썸남이 있을 때는 내가 먼저 연락을 하기 전까지는 나에게 도통 연락을 하는 일이 없었다. 약간 서운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난 사실 그런 그녀가 좀 안쓰러웠다. 그녀는 늘 그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남자들에게서 찾았다. 그녀는 남자들의 관심이나 사랑을 받지 못하면 괴로워했고 불행해했다. 그녀는 한 남자의 사랑에 만족하지 못하고 양다리를 걸치곤 했는데 두 남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 그녀는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시, 그녀는 그녀 스스로 온당치 않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지 만나는 남자를 신뢰하지 못했다. 남자를 계속해서 의심했다. 의심이 든다는건 외로운 상태라는걸 나타낸다. 그녀의 외로움은 결코 남자들과의 관계에 의해 충족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이를 알지 못했고 외로움의 굴레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었다. 

 

고양이 성격의 소유자인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그녀. 난 늘 그녀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애정어린 관심으로 바라봤다. 최근 그녀는 나에게 전화를 해왔고 요즘 새로운 남자A를 만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예전에 혜어졌던 남자B가 그리워.."라고 말했다.


난 그녀와 대화 중에 그녀에게서 한 가지 부러운 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항상 현재에 만족한다는 것. 그녀는 전 썸남, 전 남친을 그리워하면서도 흘러간 과거보다 지금이 좋다고 했다. 만약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은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난 과거에 만났던 남자들과 또 다시 이별을 겪어야 한다는게 너무 싫어.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별 성장통이 있었는데.. 이전으로 돌아가 다시금 그 시간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불행해." "그치만 행복한 시간도 있었을 거 아니야?"라고 내가 물었더니 "응, 있었지. 하지만 난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느끼고 있는 행복이 더 완전하다고 생각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난 그녀가 새삼 달라 보였다.

...

 

 

 

 

(책값은 13,500원) 여기에서 이만 철수할까 하다가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조금만 더 떠들다가 가려구요. 제가 더 이야기하고 싶은건요. A씨와 대화 중에 등장했던 성장통(growing pain)이란 단어에 대해서예요.

혹시 여러분께서는 인생을 살아가시면서 성장기 때 겪었던 신체적 변화에 따른 growing pain 외에 내적 성장에 따른 고통을 겪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당연 있으시겠죠?)


제 생각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성장기이지 않나 싶어요. growing을 수반하지 않는 고통은 성장통이 아닌 괴로움이며, 그러한 괴로움이 인간을
불행에 빠뜨린다고 생각해요. 괴로움이야말로 행복한 인생에 있어서 불필요한 부분이죠. 반면에 성장하기 위해 겪게 되는 pain은 엄연히 괴로움과는 다른 부분이며, 이것은 보다 완전한 나 자신을 위해, 보다 완전한 행복을 위해 필수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고통인 거 같아요.


여기까지 글쓰기 책 추천 후기였구요. 그동안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아둔 이야기를 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 헤헤 우리 모두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각자의 속도대로 growing하자구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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