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해냥이가 사랑에 빠졌어요. 누구에게 빠졌냐구요? 강남 라운지바 하이퍼서울에게요! 코로나 여파로 인해 저의 최애('최고로 애정한다'의 줄임말) 클럽 강남 옥타곤이 폐업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갈 곳을 잃은 기분이었는데.. 드디어 마음 붙일 곳을 찾은 거 같아요.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종종걸음으로 216m만 걸어가면 HYPER SEOUL(힙합라운지)를 발견할 수 있어요. 화려한 외관 입구 보이시죠? 이 앞에 서면 저는 항상 심장이 두근두근거려요. 뭐 이런 거 가지고 심장까지 뛰냐구요? 지금부터 제 심장이 격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tmi) 저는 주중에는 글쓰고 책 읽는 기계처럼 지내요. 주말 아니면 약속도 잘 잡지 않아요. 예전에는 금요일도 불태우곤 했었는데 지금은 노화에 따른 체력 저하로 평일에는 무조건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 돼요. 이렇듯 평일에는 세상 얌전하게 정적인 시간을 보내는게 습관이 됐다보니 주말이 되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놀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어요. 주말에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상쾌한 기분으로 월요일을 맞이할 수가 없거든요. 그리고 저는 20대 중후반까지 폐쇄적으로 살아서 그 전에는 유흥시설에 가본 일이 없어요. club은 첫째동생의 권유로 27살 때 처음 가게 됐는데 그때 당시 저에겐 신세계였어요.
왜 제 심장이 바운스바운스하는지 이제 좀 이해되시죠? (개인적인 이야기가 너무 길었네요. 다시 본 주제로 돌아가도록 할게요.)
여러분이 보시기에 강남 라운지바 핫핑크한 분위기 어떤가요? 완전 매력적이죠? (물어보나 마나 한 얘기를 왜 묻니?)
현재 HYPER SEOUL은 코로나로 인해 매주 월-일 (연중무휴) 오후 7시부터 밤 10시까지만 운영되고 있어요. 참고로 7시반 넘어서 가면 아싸되기 좋은 자리에 배정받을 수 있으니까 조금 서둘러서 가시는게 좋을 거예요. 이날은 7시 조금 넘어 갔는데도 사람이 꽤 있더라구요.
자리를 배정받았으니 마실 음료를 주문할 차례! 저는 시그니처 cocktail 3가지를 놓고 고민을 했어요. 허브향이 감도는 파인애플 cocktail '위글 박스(17,000원)' 진저 향과 상큼한 라임 맛의 cocktail '하이퍼 뮬(13,000원)' 피치와 레몬의 새콤달콤한 조합에 라벤더 향이 더해진 cocktail '섹시 피즈(13,000원)' 아 근데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어서 다른 메뉴들도 살펴봤어요.
갓 파더, 모히또, 미도리 샤워, 진 토닉, 피치 크러쉬, 에스프레소 마티니 등 다양한 클래식 cocktail도 준비되어 있어서 고민이 많이 됐던 거 같아요. 예전에 한 번 홍대 바에서 도수 높은 cocktail로 유명한 갓 파더, 카타르시스를 마셨던 적이 있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혼났더랬죠. 독하긴 독하더라구요. 1잔 탈탈 털어 마시고 나니 알딸딸한 기분이었어요.
호세 쿠엘보 데킬라 1병 + 폴 레미 브뤼 스파클링 와인 1병 + 살사 치즈 나쵸 + 쥬스 디켄터 1병 + 토닉 워터 2캔 이 구성이 15만원이라니! 알찐 구성과 착한 가격에 환호의 박수를 보냅니다. 아 그리고 바틀 주문하신 분들은 한번에 다 끝장 보려고 하지 않으셔도 돼요. (왜냐구요?) 강남 라운지바는 주류 바틀을 무상으로 3달 간 보관해주고 있거든요.
저는 고민 끝에 여심저격 시그니처 cocktail Sexy Fizz를 주문했어요. 피치&레몬 조합의 달콤새콤함과 향긋한 라벤더 폼이 더해져서 맛있더라구요. 또 폼에 꽃잎이 올라가 있어서 로맨틱한 느낌 폴폴~
맛난 칵테일을 홀짝이면서 Lizzo라는 가수의 juice(우리가 알고 있는 그 쥬스가 아니고 힙합에서 멋짐, 매력, 존경 이런 느낌으로 주로 사용하는 단어)를 듣고 있으니 세상 행복! 영상을 통해 후끈후끈한 현장 분위기 간접체험 해보시길 바랄게요.
cocktail 한 방울 남김없이 들이키고 나니 아쉬운 기분이 들어서 데킬라(7,900원)를 추가 주문했어요.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긴 하지만 마시고 싶은데 별 수 있나요.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메뉴는 바로 이 레몬드랍 6잔 세트(34,900원)에요. 데킬라처럼 독하지 않아서 좋고 취하기에도 좋고 가성비 괜찮은 메뉴인 거 같아요. 맛있다고 거침없이 원샷했다가는 한방에 훅~갈 수 있으니 조심하시구요.
강남 라운지바는 신청곡(1인당 3곡)도 받아요. QR코드로 곡 신청을 하면 신청곡이 전광판에 두둥! 보니까 어느 분이 팝가수 카디비의 왑(WAP)을 신청한 것 같은데 정말이지 왑은 가사를 모르고 듣는게 나아요. 어마무시한 가사 의미를 알고 나면 충격받으실 수도 있어요. 참고로 위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Run DMC의 it's Tricky에요.
힙합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좋아할만한 분위기인 거 같아요. 외국인들도 은근 많이 오고 남녀 구분없이 사랑받고 있는 핫플레이스에요. 다만, 저처럼 드센 여성분들이 많이 가시는 거 같아요. 이상하게 제가 갈 때마다 본 남성분들은 천상 요조숙남 분위기더라구요.
아 그리고 DJ 부스 앞에 미니 스테이지(주로 여성분들이 점령)도 있어서 기깔나는 춤솜씨를 마음껏 뽐낼 수 있어요. (tmi) 저저번주에 협소한 규모의 스테이지에서 빵댕이를 신나게 흔들어 제낀 제 자신이 너무 창피해요.. 회사에서 업무를 볼 때마다 그때 그 기억이 나서 미쳐버릴 거 같아요. (쥐똥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 그래서 앞으로는 미친 원숭이처럼 놀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이 굳은 다짐이 몇 개월만에 아니 몇주만에 깨질런지 너무 궁금하네요.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하마터면 중요한 이야기를 빠뜨리고 마무리 지을뻔 했네요. HYPER SEOUL은 실내 금연으로 흡연부스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요. 정말 쾌적한 편! 비흡연자분들이 놀기에 아주 좋아요. 저도 비흡연자라 담배 냄새 나는 곳을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p.s 참고로 저는 격주로 토요일에만 가고 있어요. 이번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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